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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땅에 건너와 조국으로
삼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미지의 세계와 직면했고

 

굶주리며 열심히 일했다

 

그들의 인내는 우리의 재산이며
그들의 투쟁은 자유를 주었고

 

그들의 꿈은
우리의 현실이 되었으며

 

그들의 새벽은
우리의 낮이 되었고

 

그들의 삶과 노고로
우리는 큰 수확을 거뒀다

 

우리는 그들을
신의 은총이라 생각한다

 

1878년 4월
플로리다 조지호

 

몇 년 전 나는
남북 전쟁을 끝내고

 

고향으로 오는 길에
이 호수를 건넌 일이있다

 

문명을 떠나 황무지로 들어가는
넓은 강을 내려가면서

 

나는 내가 정착해서
살곳을 찾아보았다

 

숲으로 깊이 들어 갈수록
더 맘에 들었다

 

울창한 초목들은 공기를
마시려고 투쟁해야 할 정도였다

 

모든 것의 원천이며 마을과
전쟁에서 더욱 떨어진 이곳은

 

야생 그대로 였다

 

난 뭍으로 내려
바로 숲으로 들어 갔다

 

그야말로 소수의 개척자들만이
사는 우거진 숲이었다

 

난 가까운 작은 마을에서
훌륭한 내 아내를 만났다

 

우리는 이 나무의 바다에서
작은 땅을 개간하고

 

"섬" 이라고 불렀다

 

수 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고락을 함께하며

 

아직도 이곳에 살고있다

 

이곳이 나, 페니 백스터
내 아내, 오리와

 

내 아들 조디가 살고있는
백스터 섬이다

 

조디!
조디!

 

너구리들아
정말 예쁜 아기들이구나

 

조디!

 

-조디를 찾는 거야
-거기 있어요?

 

근처 어디에 있겠지

 

쓸데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겠죠

 

그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이지

 

-물 좀 길어와요
-알았어

 

-언제 돌아왔어요?
-방금 도착했어

 

-아빠
-조디

 

-계절이 정말 빨리 지나가요

 

벌써 4월이다. 어디 갔었니?

 

글렌에요
누워 있다 잠이 들었어요

 

가자

 

벌집 달린 나무를 찾으려고
꿀벌을 따라가다가...

 

찾았니?

 

지금껏 찾아다니면 고집쟁이죠

 

사실 놀러 나가는데 벌집
나무가 좋은 핑계가 됐겠구나

 

놀러 나가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했단다

 

'조디 혼자 옥수수 밭에서
괭이질을 하고 있겠구나'

 

'오늘처럼 화창한 봄날엔
놀러 다니고 싶을 텐데'

 

-너도 그렇게 생각했니?
-네, 맞아요

 

엄마는 돌아다니는 걸
안 좋아해

 

여자들은 남자들이 방랑을
얼마나 좋아 하는지 몰라

 

난 '어딜 돌아다니고 있겠지'
하고 생각했어

 

우리 남자들은 평화를 위해
뭉쳐야 한단다

 

네, 아빠

 

-아빠?
-왜 그러니?

 

오늘 글렌에서 엄마 너구리와
아기 두마리를 봤어요

 

세상에서 그렇게 예쁜
너구리는 처음 봤어요

 

-너구리가 예뻐?
-엄마한테 얘기해도 될까요?

 

한 마리 잡아서 기르면 너무
예뻐서 엄마도 좋아할 거예요

 

엄마는 너구리 안 좋아 할 거야

 

엄마 한테 너구리 얘기하면
싫어 하실까요

 

-네 생각은 어떠니
-집에 도착 했어요?

 

그래

 

아마 그렇겠죠
하지만 동물을 기르고 싶어요

 

남자들은 평화를 위해
뭉쳐야 한다고 했죠?

 

그랬지

 

제 생각엔 아빠가
엄마한테 너구리 얘기를...

 

싫다, 난 싫어
명을 재촉하고 싶진 않아

 

샘물에 내려가서 엄마한테
물 좀 길어다 드리렴

 

 

난 엄마가 좋아요

 

너랑 네 아빠는
요리할 때만 좋아하지

 

이때가 제일 예뻐요

 

고구마 옥수수 빵 아니죠?

 

-고구마 옥수수 맞아
-고구마 옥수수 빵이다

 

아빠, 큰 수사슴이
글렌으로 내려 왔었어...

 

글렌엔 언제 갔었니?

 

-오늘이요
-그래서 날 다정하게 불렀구나

 

갈수록 능청스러워 지네

 

장난친 거예요
장난친 거라고요

 

-날 놀렸어
-나 왔어

 

당신이 더 나빠요

 

둘 다 갈수록 능청이야
김 빠지기 전에 먹어라

 

주님,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기도가 너무 짧은 거 아니에요

 

벌목하고 나면 항상 배고파
주님도 아실 거야

 

엄마, 오늘 멋진 걸 봤어요

 

-못 들은 척 해야 하는 거니?
-큰 개구리였어요

 

그래, 크고 늙은 개구리였대

 

재미 있었겠구나

 

-안녕히 주무세요, 아빠
-잘 자라

 

-안녕히 주무세요, 엄마
-잘 자라

 

-아빠? 아빠?
-왜 그러니?

 

너구리는 항상
먹이를 씻어서 먹어요?

 

-네, 아빠?
-그래 맞아

 

이제 자거라

 

먹기 전에 항상 씻어서 먹는다면
아주 깨끗한 동물이겠네요

 

그럼, 깨끗하지
이제 자야지

 

너구리는 혼자서 사는 방법을
잘 아는 동물이네요, 그렇죠?

 

모든 동물들은 혼자서 살아가지
어서 자거라

 

-갑자기 너구리 얘기는 뭐죠
-나도 모르지

 

오늘 너구리 봤다는
얘기 했어요?

 

그래, 들었다
제발, 자거라

 

-새끼들이 있다는 얘기도요?
-그 얘기도 했어

 

엄마도 아기 너구리를 봤으면
아주 좋아했을 거예요

 

너구리는 안 기를 거야

 

그럼, 아기 곰은 어때요?
제가 한 마리 잡아올게요

 

아기 여우나 아기 표범도
기르고 싶어요

 

-조디!
-전 애완 동물을 기르고 싶어요

 

-우유는 충분하잖아요
-우유가 충분하다니?

 

-우리 먹을 것밖엔 없어
-제걸 주면 되요

 

네 걸 주겠다는 말은 하지 마
넌 너무 말랐어

 

우리 먹기도 모자라는데
어떻게 짐승한테 줄 생각을 해?

 

하지만 나만의 것을 갖고 싶어요
날 따르고, 의지할 수 있는 거요

 

그런건 어디서도 찾을 수 없어
동물이나 사람 한테서도

 

12살이 다 됐 는데 아직도
놀 생각만 하는 거니?

 

아빠는 너만한
나이 때부터 일을 했어

 

맞기 전에 그만 조르고
들어가서 자

 


안녕히 무세요

 

-안녕히 주무세요,아빠
-잘 자라

 

당신은 가끔 애한테
너무 냉정하게 대해

 

그럼, 일을 시키세요

 

집으로 성가신 짐승이나
들여올 생각만 하잖아요

 

그게 어때서? 그것도 한때야
좀 더 맘대로 놀게 놔둬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올 테니

 

여보, 난 그 애가 새와 짐승
바람, 비, 해와 달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걸 봤어

 

마치 내가 어릴 때
숲에서 그랬던 것처럼

 

겁내지 말고 사랑을 줘요

 

외양간에 가볼게

 

데이비드 백소터
1년 3개월

 

오미 백소터
2년 4개월

 

에즈미 주니어

 

왜요, 아빠?

 

엄마가 묘지로 내려가셨다

 

아 오늘 사슴 몇 마리가
묘지에 왔었어요

 

발자국도 봤고 문이 부서지고
비석들이 쓰러져 있었어요

 

-엄마가 슬퍼할 텐데
-제가 바로 해 놨어요

 

그런데 한 개는 뭐라고 써있는데
흐릿해서 알아 볼 수 없었어요

 

에즈라의 비석일 거야
햇빛도 보기 전에 죽었거든

 

-태어나자 마자 죽었어요
-그래

 

-엄마는 그런 얘기 절대 안해요
-그래

 

엄마가 그 애들을 사랑했나봐요

 

혼자서 그걸 알아 냈구나
그렇지?

 

-그냥 궁금 했어요
-의문을 갖는 건 좋은 일이지

 

본심은 아닌데도 냉정하게
굴 때가 있는 거야

 

-엄마는 훌륭한 분이셔
-네, 아빠

 

우리가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엄마는 예쁘고 안목도 있었지

 

여긴 그저 황무지였지만
엄마는 아름답다고 생각하곤

 

이곳에 말뚝을 박고
열심히 일 하셨어

 

마치 게임을 하듯 이 황무지 속에
우리의 보금 자리를 꾸민 거야

 

이보다 더 훌륭한 아내가
어디 있겠니?

 

그리고 아이들을 잃었단다
차례로

 

자식들을 잃는다는 건
여자로서 견디기 힘든 일이었지

 

그래서 엄마는 마음을
단단히 걸어 잠갔어

 

다시 그런 일이 생기면
너무 아파하지 않으려고

 

전 운이 좋네요, 11살이니까
죽을 나이는 지났잖아요

 

둘이 안자고 뭐해요?
얘긴 그만하고 어서자요

 

알았어
이제 잘 거야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이리 와서 좀 보세요!

 

송아지랑 돼지가...
저쪽 문이 부서졌어요

 

-침착해
-어떻게 된 거죠?

 

무슨 일이죠?

 

큰 곰이야
저길 봐

 

오른쪽 발가락 하나가 없어요
슬루풋이에요

 

맞다

 

그런데 개가 짖질 않았어요
잠자느라 듣지 못했어요

 

한 놈도 짖질 않았어
자기 임무를 잘 알고 있을 텐데

 

-쫓아가요
-여보?

 

-곰을 쫓아야죠
-조디?

 

엄마한테 이 소식을
전해야겠구나

 

무슨 일이에요?
거기서 뭘 하는 거죠?

 

뭘 하기에 불러도 대답이...

 

-곰이군요
-슬루풋이에요

 

그놈이구나
하등 쓸모 없는 짐승 같으니

 

그저 죽이기만 하고
먹지도 않았어

 

정말 지겨워
작년엔 돼지들을 죽이더니

 

개들은 밖에서
잠만 자고 있었다고요

 

-개들은 곰만큼 똑똑하지 않아
-짖을 수는 있잖아요

 

-한동안 고기만 먹겠군
-겨울엔 먹을 고기가 없어요

 

-곰을 쫓을 거예요?
-지금 당장 쫓아가려고 해

 

저도 따라가면 안 되요?
네, 아빠?

 

-곰 사냥은 어른들 일이야
-나도 할 수 있어요

 

애처로운 눈으로 보지 마라
위험한 일이야

 

-저도 갈래요, 아빠
-데려가려고요?

언젠간 배워야 돼

 

넌 새로 산 개를 풀어와라
당신은 총과 음식을 준비해 줘

 

교활한 녀석이 방향을 바꿨구나
연못쪽으로 간 것 같다

 

그럼, 우린 돌아서
녀석을 놀려 주자

 

-녀석이 어떻게 공격할지 알아요?
-너도 알게 될 거야

 

야생 동물은 빠르고 힘도 세지만
머리는 사람보다 떨어져

 

곰보다 빨리 뛰진 못해도
머리까지 뒤지면 안 되지

 

슬루풋이 사람을
죽인적도 있다면서요?

 

그렇다더구나

 

총은 장전했어요?

 

슬루풋을 만났을 땐
녹초가 돼 있겠어요

 

슬루풋이 앞에 나타나면
피곤이 싹 가실 거다

 

따라와
곰이 잭슨빌로 간 것 같구나

 

곰과 마주쳐도 겁 안나요?

 

곰을 잡을 수 있을 거다

 

-너도 겁내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럼요

 

만약 겁이 나면
나무로 올라가야 겠죠

 

그래라, 겁이 안 나더라도
거기 올라가면 잘 보일 거야

 

어서 와
둬쳐지면 안 된다

 

저 숲속에 있을 것 같구나
넌 여기서 기다리는 게 좋겠다

 

-싫어요 전 겁 안 나요
-그럼 잘 따라와

 

진정 해라

 

저 안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 저기 있어
줄리, 놈을 잡아!

 

-아빠, 이리로 와요!
-아니, 도망가는 거란다

 

-퍼크, 퍼크! 이리 와!
-퍼크가 도망치고 있어요

 

지금이에요

 

아빠, 왜 그래요?

 

조심해!

 

아빠, 다쳤어요?
왜 그래요?

 

총이 역발했어

 

줄리! 공격해!
거길 물어!

 

공격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총 같으니!

 

줄리예요

 

괜찮을 거다

 

아빠 옷에 싸서
집으로 데려 가자

 

-아직도 숨이 찬가 봐요
-피를 흘린 것 같아

 

-어디로 데려가려고요
-조디 방에

 

밤새도록 시끄럽게 하진 않을게

 

-잘 자
-잘 자요

 

-살 수 있을까요
-분명히 살 수 있어

 

-여기다 재우자
-아빠도 같이 자요

 

-그럼 넌 날 가질 수 있지
-아빠를 가질 거예요

 

밤새도록 떠들 거예요?
어서자요!

 

알았어

 

-왜 잠을 안 자고 있니?
-계속 생각이 나요

 

곰을 쫓았 잖니

 

-곰 사냥이 어땠니?
-생각보나 재미있어요

 

그래

 

곰을 쫓고 어린 나무들이
부러져 있는 것도 재미있어요

 

-하지만 싸우는 건 무서웠지
-겁 났어요

 

하지만 할 수 없지
자연의 법칙은 냉혹해

 

'죽이지 않으면 배고픈 법'

 

네가 따라와서 자랑 스러웠단다

 

고마워요

 

-춥니?
-그런 것 같아요

 

좀 더 가까이와
떠뜻하게 해줄 게

 

총을 새로 사야겠어

 

돈이 어디서 나서
총을 새로 사요?

 

쓸모없는 개를 총과
바꾸려는 것 뿐이야

 

-쓸모 없는 개라고 했어요?
-곰 사냥을 못하는 건 사실이야

 

포레스터 가족은
개에 대해선 잘 몰라

 

그 도둑놈들하고 거래를 해서
총을 가져오겠다는 거예요?

 

그 사람들야말로 아무 짝에도
쓸모 없고 속도 시커멓다고요

파더 윙은 안 그래요
파더 윙은 내 친구예요

 

친구라고?
그앤 미쳤어

 

미친게 아니라 좀 다른 거예요

 

아무튼 조디와 난 갈 거야
그 쓸모 없는 개를 풀어와라

 

-점심 싸줘요?
-이웃을 모욕하고 싶진 않아

 

-무슨 생각하니
-아무 생각 안 해요

 

그저 새소리 들으면서
구경 하는 거니?

 

-네, 맞아요
-그래

 

-파더윙을 만나게 돼서 기뻐?
-네, 기뻐요

 

네게 해 될 수도 있으니 그 애
얘길 너무 귀담아 듣진 마라

 

파더윙은 나쁜 짓 안해요
엄마말처럼 미치지도 않았어요

 

이상하다고 욕할 것도 없어
좀 뒤떨어지는 애야

 

다 왔어요
꿀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보여요

 

퍼크, 이리 와
착하지

 

-다쳤어요
-아니

 

그럼 왜 말에 태워요?

 

혹시 다치면 안 되니까
안고 가는 거란다

 

아들아, 도착한 것 같구나

 

-그런 말하지 마
-이 눈으로 똑똑히 봤어

 

-내말 들어
-내 눈으로 봤다니까

 

-벨라가 아니라니까
-소령 아니면 소피가 맞아

 

소피라고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시끄러!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기 전에 그만둬

 

아버지 말씀 들었으면
모두 입 다물어

 

조심 하세요
이러다 누구 다치겠어요

 

-저길 봐라
-말에서 내려도 별일 없겠죠?

 

-페니 백스터라면 얘기가 다르지
-근데 개가 다쳤나?

 

-들어가세
-파더윙이 널보면 좋아 하겠구나

 

-끌어내리기 전에 어서내려
-조디, 오랜만이구나

 

-아내는 잘 있고?
-그럼

 

아직도 쥐어 사나?

 

-페니
-벅

 

-옥수수 농사는 잘돼
-그럼

 

들어 오게

페니 백스터 만한
옥수수 농사꾼도 없지

 

농사가 뭔지도 모르는
쓸모 없는 놈들

 

어머니, 또 시작이셔

 

-안녕?
-안녕

 

-아기 너구리가 있어
-너구리? 보러 가자

 

독수리는 죽었어
가둬 놔서 그런 가봐

 

이제 새는 절대 안 잡을 거야

 

왜?

 

네게 날개가 있다면 어떡 할래?
날아 다니고 싶겠지

 

-다신 내려 오고 싶지 않을 거야
-난 아냐

 

날개 달린 짐승은
다시 내려 오지 않아

 

-넌 날아보려고 한 적이 없잖아
-어릴 적에 시도 했었어

 

푸쉬야, 기억하지?

 

푸쉬, 잘 있었니?

 

아기는 못 낳아
렘 형이 그러는데 둘이 형제래

 

너구리는 여기 있어

 

라켓, 나와

 

정말 귀여워

 

난 한 마리 더 잡을 테니까
그건 네가 가져

 

나도 기르고 싶지만
엄마가 못 기르게 하셔

 

올리버 아저씨가 원숭이를
주겠다고 했는데도

 

엄마는 집에 있는 원숭이로도
충분하다고 하셨어

 

아빠와 날 말하는 거야

 

-올리버 아저씨는 어디 계셔?
-바다 어딘가를 항해 중이야

 

바다엔 절대 안가
바다엔 동물이 없잖아

 

언젠간 바다로 갈 거야
내 친구 올리버 아저씨와 함께

 

난 친구가 셋이야
올리버, 아빠, 그리고 너

 

-난 친구 많아
-날 물었어

 

배고픈 게 아니라
심심해서 그러는 거야

 

-널 좋아해
-그런가봐

 

잠도 같이 자
요즘은 저기서 자

 

벅형이 만들어 줬어

 

오늘 안 가면 저기서
나랑 같이자면 돼

 

-저기서 자는 게 좋니?
-밤이되면 뭐든지 잘 보여

 

-뭐가?
-낮에 우리가 무서워 하는 것들

 

사슴 과 여우가
같이 노는 것도 봤어

 

그건 말도 안 돼
둘은 적이잖아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스페인 군인들이
흑마를 탄 것도 봤는걸

 

키가 장대 만하고 투구도 썼어

 

스페인 군인은 없어
인디언처럼 다 갔는걸

 

안 갔어
말 잘 들어

 

다음에 샘물에 가면
큰 목련 나무를 잘봐

 

그뒤를 보면 스페인 군인이
항상 흑마를 타고 있어

 

목련 나무 바로 뒤에서

 

들어가는 게 좋겠다

 

조디와 내가 개들을 뒤쫓아갔지
남쪽 관목 숲을 지나고

 

연못을 지나 숲을 지나서 결국
주니퍼 크릭에서 곰을 따라 잡았어

 

-나도 갔어야 하는 건데
-뒷다리를 잡고 놀아보는 건데

 

-그 개도 같이 갔나?
- 같이 갔지

 

곰하고 싸움은 잘하던가?

 

아니, 내가 가진 곰 사냥견 중
가장 형편없는 개야

 

-절름발이인가?
-아니, 절름발이는 아니지

 

그럼 개는 왜 안고 있는 거야?

 

자네 집 개가 물까 봐

 

-쓸만해?
-시끄러!

 

-하던 얘기 계속하게
-절벽 끝에서 놈과 마주쳤는데

 

총을 쏘려니까 줄리가
놈의 목을 물고 있었어

 

곰이 줄리를 밀쳤을 때
총을 쏠기회가 왔지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어딜 쐈어?
-발사가 안 됐네

 

여러번 쏘려고 했지만
소용 없었지

 

줄리는 죽고 립은 크게 다치고
이놈하고 총은 쓸모도 없고

 

이런 낭패가 어디 있나?

 

-파이프는 그만 두드리고...
-그래서 어떻게 됐나?

 

마지막으로 쏜 총이
나한테 역발해서

 

난 그자리에서 쓰러지고
곰이란 놈은 만족했는지

 

반대쪽으로 헤엄쳐 사람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네

 

-내가 찾아 가보겠어
-사람이 찾을 수 없는 곳?

 

-곰이란 놈이 똑똑 하구먼
-곰을 잡아서 죽여 버리겠어

 

자넨 거짓말장이야

 

그런 말은 처음 들어 보는군

 

겨우 개 두마리로
슬루풋같은 곰을 쫓았다고?

 

그 개 얘기는 왜
한 마디도 안하지?

 

하등에 쓸모 없는 놈이라고
말했잖나

 

생긴 건 멀청하구먼
상처도 없잖아

 

그래, 상처는 없지

 

곰과 싸워서 상처 하나 안
입다니 아주 똑똑한 놈이군

 

형편 없다니까
이 개랑 뭘 바꿀 생각은 말게

 

-그럼 자넨 사기당하는 거야
-흥분 하지 마

 

페니가 바꿀 생각이 없다면
왜 이런 얘기를 하겠어?

 

예의도 없이 병나팔을 부냐?

 

뭐가 어때서?
저녁 먹기 전에 목 좀 추겨야지

 

역시 아버지는 우리 맘을 잘아셔

 

내가 술 좋아 하는 거 알잖아?
한 병 이리 줘

 

 

내잔에도 조금 따르고
모두 앉아라

 

오는 줄 알았으면
특별한 요릴 준비하는 건데

 

-모두 앉아
-진수성찬인데요

 

식사 기도는 해야겠지

 

여보, 식사기도 한 번 한다고
큰일 나진 않아요

 

주여...
주여...

 

우린, 우린...

 

주여...

 

우리 죄많은 영혼들에게
은총내려 주시고

 

배를...
어, 배를...

 

-양식을 주시옵소서, 아멘
-고맙네

 

아멘

 

원하는 게 두 가지가 있어

 

슬루풋을 죽이는 것과
저 개를 갖는 걸세

 

이러지 마

 

난 원하는 건 갖고 말아

 

영국제인데 갖고 있는 탄약을
그냥 쓰면 되고 아주 쉬워

 

총알을 넣고 올려서 잡아 당기면
뭐든지 쏠 수 있어

 

두 발 모두 독수리처럼 정확해

 

이 총을 그 개와 바꿔
안 그러면 내가...

 

글쎄... 이 자리에서 죽을 것 같진
않지만 자네 뜻이 그렇다면...

 

그 놈하고 사냥 나갔다가
날 원망하진 말게

 

약속하지

 

너희들 이불 모자라지 않니?

 

-아뇨
-괜찮아요

 

-잘 자라
-네

 

-네, 엄마
-잘 자라

 

-어떻게 됐는데?
-오늘 처럼 화창한 날씨였어

 

-지붕 끝으로 올라 갔다고?
-지붕 끝으로 갔어

 

-뛰어 내렸어?
-하늘을 향해 뛰어 올랐지

 

-기분이 어땠니?
-뛰어 내리니까

 

잠시 하늘을 나는 것 같았어
마치 새처럼

 

그리고 앞이 캄캄해졌어
아주 한참 동안 캄캄했어

 

-심하게 다쳤니?
-그런 것 같아

 

-그랬구나
-그땐 너무 어렸어

 

언젠가 날 거야
쉬지않고 날 거야

 

걷는 것보다 쉽겠지, 그 날
이후로 걷는 게 힘들어 졌어

 

모든 것들이 다 날고
싶을 거야

 

새는 날잖아
새도 천사도...

 

세상 끝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

 

어떤데?

 

텅 비어 컴컴하고
구름밖에 없어

 

하지만 구름은 밝고 부드럽지
그저 구름을 타고 떠있으면 돼

 

모든 동물들은
자기가 탈 구름이 있어

 

라켓은 내 옆에서
작은 구름 타고 있을 거야

 

이거 알아?

 

언젠간 구름을 타고 다니다가 다른
구름 속으로 들어 갈 수도 있어

 

그럼 그 구름에 누워서
같이 얘기 하자

 

지금 얘기하는 것처럼
이건 모르지?

 

뭘?

 

사실 구름은 세상을 돌보러
날아다니는 천사의 등이야

 

그리고 네가 날 준비가
될 때까지 돌봐주셔

 

그걸 어떻게 아니?

 

그냥 알아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아빠, 아빠!
그 사람이 보여요

 

파더 윙이 말해준 흑마를 타고
있는 스페인 군인이 보여요

 

-잘 됐구나
-뭐가 보인다는 거죠?

 

-스페인 군인
-무슨 스페인 군인이요?

 

몰라

 

드디어...
빨래하면 찢어질 것 같더라니

 

-다른 건 입을 거 없나
-없어요, 웨딩 드레스만 빼고

 

그 검정 알파가가 좋잖아

 

이건 3년 전에 찢어져서
걸레로 쓰고 있어요

 

집에서 5백미터나 떨어진
샘물에 빨래하러 오고

 

먹을 물과 요리할
물을 길어 나르고...

 

언젠가 문 바로 앞에다
우물을 파줄게

 

봐야 믿겠네요

 

하도 오래 기다려서
이젠 관심도 없어요

 

여보, 조디하고
시내에 나가 봐야겠어

 

그래, 가서 살게 있어

 

구경만 해도 신나지 않아요?

 

그래, 가끔 마을에 오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

 

시저, 가자
네 여자 친구도 만나고 좋겠구나

 

난 여자 친구 없어요

 

작년 크리스마스 때
둘이 손잡고 있는 걸 봤어

 

손잡은 게 아니라
그건 게임이었어요

 

다시 그런 말하시면
죽어 버릴 거예요

 

알았다
확인해 본 것 뿐이야

 

레인저 씨, 안녕하세요

 

-레인저 씨
-누구요?

 

손님입니다

 

어서 오게
조디도 왔구나

 

안녕 하세요

 

정오까진 준비하려고 했는데

 

그냥 누워 계세요
깨워서 죄송 합니다

 

괜찮네
나중에 더 자면 되지

 

누가 오는지 봐라

 

반갑네
나랑 바꾼 그 개 어떻던가?

 

-지금 뭐라고 했나?
-그 형편없는 개 말일세

 

-우린 그 일을 비웃진 않아
-벅, 화난 건 아니지?

 

난 상관할 거 없고
렘 앞에 안 나타나는 게 좋아

 

렘도 같이 왔나?

 

같이 왔다가
워더비를 만나러 갔네

 

올리버 아저씨 애인이에요

 

렘 아저씨 앞에서는
그런 말하지 마라

 

-렘이 실망했다니 미안한데
-아빤 사실대로 말했어요

 

말이야 바로 했지만 의도는
오클라오하 강만큼 음흉했지

 

증기선 선장이
백스터 씨에 대해 묻더군요

도시인들은 사슴 고기 먹으러
강을 여행한다나요

 

-다음은 뭐죠
-12 게이지 놋쇠 상자 두개

 

12 게이지 놋쇠 상자 두개

 

사슴이 돼지고기보다
맛이 없다고 한답니다

 

우린 다 알죠
다음은요?

 

-진통제 한 통
-진통제 한 통

 

전 제 조카한테
이렇게 말하죠

 

-'올리버, 넌 정말...'
-올리버가 왔습니까 ?

 

올리버?
아저씨가 돌아 왔어요?

 

-오랫동안 어딜갔었죠?
-일곱 군데 바다를 항해했답니다

 

이번엔 고래도 봤을까요?
올리버 아저씨는 어디 계세요?

 

트윙크 워더비와
데이트 중이란다

 

-렘 아저씨 애인이랬잖아요
-넌 신경 쓸 거 없어

 

다 됐으니 계산해 주세요

 

남은 현금으로 담배씨를 사서
봄에 수확하고 그걸 팔아

 

벽돌과 회반죽을 사서
문 바로 앞에다 우물을 팔 건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인께서 좋아하시겠군요

 

-이건 검정색 알파키 아닙니까
-네, 맞습니다

 

그런 줄 알았어요

 

4,5 년 전 여름 부인께 드레스
만들 길이만큼 판 적이 있습니다

 

네?

 

예쁘군요

 

넌 자주 안오니 십센트 짜리
중에서 네가 원하는 걸 주마

 

이 하모니카는
십센트 넘는데요

 

그렇긴 하지만
안 팔린지 오래됐어

 

-가져라
-그건 과도한 친절이죠

 

감사합니다

 

-네 친구가 나왔구나
-아빠

 

-율라일리가 널 보러 나왔잖니
-아빠!

 

가서 인사해야지
어서

 

-아드님이 예의 바르군요
-친구를 잘 사귀죠

 

-나한테 토마토를 던졌어
-그거 내려놔

 

이게 무슨 짓이니
아빠가 너무 부끄럽구나

 

가서 사과해라

 

조디

 

화도 아주 잘 내는군요

 

감사합니다
물건은 나중에 가지러 오죠

 

아빠, 렘 아저씨 형제들이
올리버 아저씨를 죽여요

 

트윙크 워더비 아줌마는
누구 애인이에요?

 

-나도 모르지
-우린 누구편을 들죠?

 

지는쪽 편을 들어야지

 

포레스터 형제들도
우리 친구잖아요

 

-심판은 누가 보나?
-우리가 보지

세 명이 한 명과 싸운다면
한 명쪽이 이긴 거지

 

반갑네, 올리버

 

-아저씨!
-조디

 

널 다시 만나니 기쁘구나
고래도 보고 선물도 사왔단다

 

아저씨

 

자넬 죽일 생각은 없지만
비키지 않으면 뭉개 버리겠어

 

싸움을 걸어온 건 저 녀석이야

 

내 애인에 대해 말하고
싶으면 누구든지 덤벼

 

내가 말하지

 

떨어져!

 

이렇게 재미있는 싸움은 처음 봐

 

우리도 같이 싸워야지
어때?

 

좋지

 

-조디, 넌 저리 가
-저리 비켜, 이 꼬마녀석!

 

저 왔어요

 

-무슨 일이니?
-싸웠어요

 

누가?

 

아빠, 포레스터 형제들
올리버 아저씨

 

올리버 아저씨 애인인지
렘 아저씨 애인인지...

 

별 걸 다 참견하는구나

 

아빠는?

 

-나 왔어
-그 꼴이 다 뭐예요?

 

물건은 잘 샀지
거의 5달러나 남았어

 

그 돈으로 뭘 할 건지 알아?
담배씨를 사서

 

다음 해 수확을 해서 돈을 벌면
벽돌과 회반죽을 사서

 

부엌문 바로 앞에
우물을 팔 거야

 

세상에...
상상도 못했어요

 

내 집에서 목욕을 하고
물도 구할 수 있다니

 

가끔 엎질러도 상관하지 않고

 

목욕 하는데 시원한 물
한 양동이를 다 써도 돼요

 

내가 이런 복을 받게 될 줄이야

 

내가 부탁한 건 다 샀어요?
아직까지 믿을만한 남자를 못...

 

진통제는 샀어요?
진통제는 어디...

 

역시 남자들이란...
이런 데다 돈을 낭비해요?

 

이게 얼마예요?

 

이런 쓸데 없는 걸 사는데
돈을 얼마나 썼냐구요?

 

다음번에 갈 때는 내가...
이게 얼마예요?

 

왜 그래요?
맘에 안 드시나 봐요

 

맘에 드신 거야

 

파더윙이 독수리와
말할 수 있대요

 

독수리 목소리는 듣기 싫던데

 

길들일 수 있으면 예쁜
애완동물이 될 거예요

 

시저, 서라
옥수수보고 감격하러 나오셨나?

 

어제 밤 돼지들이
왜 안 돌아왔는지 알아요?

 

-왜지?
-도둑 맞았으니까요

 

-도둑
-이 미끼를 봐요

 

개울가에 이 옥수수가
흩어져 있고

 

옆에 돼지 발자국이 있더군요
그 사람들이에요

 

-누구요?
-누구겠니

 

-그 잘난 친구들이지
-포레스터 형제들?

 

-그 엉큼한 도둑들이...
-조디, 총 가져와라

 

저거 봐요

 

그 놈들이 덫을 놨구나

 

수레에 싣고 갔어요

 

바퀴 자국이 포레스터 집으로
향해 가고 있구나

 

그렇다면 누구 짓인지는
분명히 알 수 있지

 

쫓아가 봐야겠다

 

주위에서 얼쩡대면
쏜다고 했잖아요

 

-돼지는 포기하죠
-고기도 못 먹고 살래?

 

식량도 못 지키면서 어떻게 살아?
구걸하며 살 거니?

 

-아뇨, 아빠랑 갈이 갈래요
-좋다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맞서 싸워야 한다

 

-아빠!
-물러서!

 

아빠

 

뱀에 물렸어
큰 놈이었어

 

총 집어

 

-저건 사슴이에요
-칼로 사슴의 배를 열어

 

어떻게 해요?

 

간과 심장을 도려내
그러면 살 수도 있어

 

서둘러!

 

피가 많이나요

 

부어서 죽는 것 보단 낫다
피가 빠지는 게 느껴져

 

-아파요?
-심장 이리 줘

 

-새끼가 있었어요
-어쩔 수가 없었어

 

난 집으로 갈 테니
넌 포레스터 집에 가서

 

윌슨 박사님을 모셔 오라고 해라
살려면 그 방법밖에 없어

 

할 수 있어요

 

내가 뱀에 물렸다고 소리쳐
널 쏠지도 몰라

 

알았어요

 

집에 갈 땐 이 길로 가라고 해
내가 죽을 경우 데려 갈 수 있게

 

서둘러라

 

아빤 살 수 있어요
아빤 살아야 돼요

 

파더윙, 파더윙!
파더윙!

 

웬 소란이냐?
이 장난꾸러기

 

-아빠가 뱀에 물렸어요
-어떤 뱀?

 

-아주 큰 방울 뱀이요
-어딜 물렸어?

 

-팔이요
-부었니

 

벌써 많이 부었어요
윌슨 박사님을 불러 주세요

 

-제발, 빨리 가주세요
-그래, 가자

 

감사합니다

 

뱀에 물린 개자식을
돕는 것 뿐이야

 

난 페니를 데려다 줘야겠어
걸어가는 건 위험해

 

-아빠, 아빠!
-그렇게 쉽게 죽진 않아

 

아빠!
박사님, 박사님!

 

-뭐냐?
-아빠를 보세요

 

하나님, 살아 났어

 

-죽었군요
-남편께서 이겨냈습니다

 

-실망한 것 같군요
-푹 잘 수 있겠군요

 

-그 말을 하려던 참일세
-아빠

 

-눈에 가시 같은 놈이 살아났어
-땅에 묻는 걸 도우러 온 거야

 

위스키도 없이
어떻게 그 통증을 견뎠지

 

그걸 어떻게 빼먹고 왔죠?

 

자네가 왔을 땐
마지막 병을 다 마신 후였네

 

뱀에 물린 사람이 있는 줄
누가 알았겠나?

 

감사합니다

 

다 먹었니?

 

아빠한테 갖다 드려라
흘리지 않도록 조심해

 

여기에 반주만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지

 

정말 위험 했어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괜찮다, 네가 그 일을
해내다니 자랑스럽구나

 

-왜 그러니?
-아빠가 쏜 사슴 생각나요?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그 사슴이 아빠 목숨을 구했죠?

 

그랬지

 

아빠, 아기 사슴도 생각나요?

 

그래

 

혼자서 겁먹고 배도 고프겠죠?

 

그렇겠지

 

어디로 갈지도 모르고
아직 헤매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겠지

 

기르기도 쉽고 나뭇잎과
도토리도 곧 찾아내겠죠

 

내가 본 중에선
가장 어린 새끼였지

 

그 어미를 죽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굶어 죽게 놔두는 건
도리가 아니겠지

 

아빤 생각엔 제가
찾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으로 데려올래?
-데려와서 기를래요

 

아빠...

 

꼼짝 못하게 하는구나

 

엄마한테는
내가 데려 오라고 했다고 해라

 

아빠!

 

비둘기야, 안녕!

 

나야

 

나야, 조디

 

잘했다

 

-찾아 냈구나
-날 겁내지 않았어요

 

어미가 누운 곳에 있었어요

 

보세요, 엄마
찾았어요

 

그래

 

한참 동안은 우유를 먹겠구나

 

이렇게 어린 줄 알았으면
허락 안했을 거야

 

그렇게 어리진 않아요
그렇죠, 아빠!

 

여보, 이 일에 대해서
한 마디만 하겠어

 

이 집에서 아기 사슴은
조디 만큼 환영받아

 

우유와 먹이는
아끼지 않고 줄 거야

 

전에도 많이 다퉈서
어떤 답을 할 지는 알아

 

줄리처럼 이놈은 조디 소유야

 

-내가 뭐라고 했어요?
-좋아, 됐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슴은 제가 돌볼 테니까요

 

엄마를 귀찮게 하진 않을 거예요

 

속았지?

 

기다려

 

같이 가
같이 가

 

경주하자

 

사슴 엉덩이 볼래요?
보세요

 

-봤어요, 엄마?
-봤어

 

자세히 보세요
눈이 예쁘지 않아요?

 

눈이 아주 좋다더라

 

꼬리가 귀엽지 않아요
좀 보세요

 

-사슴 꼬리는 다 똑같아
-만져보고 싶어요?

 

아니, 싫어

 

이름을 지어줘야 겠는데
좋은 이름이 생각이 안 나요

 

아빠보다 사슴을
더 좋아하는 것 같구나

 

아빠, 하지만 뭔가
특별한 이름이 필요해요

 

-로버라고 부르면 어떻겠니?
-로버는 개 이름이에요

 

-그럼 조라고 불러
-조 백스터는 사람 같잖아요

 

그래, 특별한 이름이 필요해

 

-이름 지어줄 사람을 알아요
-그게 누군데?

 

-파더윙
-그 애가 아프다더구나

 

하지만 멋진 이름을
지어 줄 거예요

 

그래, 음악을 듣는 귀가 따로
있는 것처럼 그 앤 감각이 있어

 

-엄마, 가도 돼요?
-내 허락이 무슨 필요 있니?

 

엄 마!

 

조 디!

 

네?

 

저 사슴하고 같이 자지 마라

 

이제 성급하게 굴지 마

 

아무리 짐승이지만 옷도 안 벗고
침대에 올라가면 어떡해

 

저리 가

 

설명해 줄 게 있어

 

곧 있으면 파더윙한테 가서
이름을 지을 거야

 

너도 파더윙이 맘에 들 거야
예절바르게 행동해야 돼

 

너랑 나랑...

 

들었니?
늑대야

 

저런 소리를 들으면
빨리 집으로 와야 돼

 

짐승 소리가 들리면 울면서
도망쳐, 내가 들을 수 있게

 

내말 듣는 거야? 응?

 

엄마는 왜 그러실까?
냄새가 좋기만 한데

 

빨리 와!

 

여기가 파더윙의 집이야
가만히 있어

 

이름을 갖고 싶으면
멋지게 보여야지

 

늘 파더윙이 동물을 보여줬지만
이젠 나도 보여줄 동물이 생겼어

 

가자

 

파더윙!
파더윙!

 

모두 자나 봐

 

파더윙, 나 조디야
이것 좀 봐

 

파더윙을 보러 왔어요
내 사슴을 보여주려고

 

특별히 왔어요

 

그 앤 죽었다

 

-그 앨 보러 왔어요
-너무 늦었어

 

시간이 있었으면 널 불렀을 거야
의사를 부를 시간도 없었다

 

숨 한번 몰아 쉬더니
그대로 갔어

 

촛불 꺼지는 것 처럼

 

들어와서 봐도 돼

 

내 아들이 죽었어
가엾은 녀석

 

듣진 못하겠지만 말해 봐라

 

안녕

 

슬퍼할 줄 알았다
네 사슴을 봤으면 좋았을 걸

 

저 애도 네 사슴에 대해
얘기 하면서

 

네가 동생을 갖게됐다고 했어

 

파더윙한테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려고 온 거예요

 

이름은 지었어

 

사슴은 꼬리 하얀 깃발이라며
사슴을 갖게 된다면

 

프래그라고 부르겠다고 했지
아기 사슴, 프래그

 

프래그?
아기 사슴, 프래그

 

페니, 기독교식으로 조사를
읊어 준다면 고맙겠네

 

오! 주여,
전능하신 하나님

 

무지한 우리 인간들은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합니다

 

알았더라면 아 아이는
불구자가 되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의 부족함을 채워 주셔서

 

야생 동물들을 주시고
지혜를 주시고

 

예의 바른 소년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은 이 아이를 불구라도
상관 없는 곳으로 데려가셨습니다

 

하지만 주께서 그 다리에
힘을 주셔서

 

다른 사람처럼 걸어다닐 걸
생각하니 기쁩니다

 

그 아이에게 친구로 삼을
새와 다람쥐,너구리를 주소서

 

야생 동물과 벗하며 그 아이가
외롭지 않을 것을 우린 압니다

 

천국에 동물을 보내 달라는 게
심한 부탁은 아니겠죠

 

뜻대로 될지니라, 아멘

 

이게 다 뭐죠?

 

이런 폭풍에 밖에다 둘 순 없잖아

 

-바람에 날아 갈지도 몰라요
-저리 치워라

 

소랑 말이랑 다 안으로
들여오지 그랬어요?

 

-슬루풋도 찾으면 들어 오게 하지
-슬루풋 사냥은 언제 할 거죠?

 

조디, 안 갈아 입고 뭐하니?

 

프래그를 말려 주려구요
반질 반질 하죠?

 

젖은 옷 벗어

 

이 안에서 바람과 비소릴
들으니 안락하지 않아요

 

그렇구나

 

오늘 밤엔 옛날 얘기를 들려줄게
너도 좋지

 

-네, 아빠
-엄마도 얘기해 줄지 몰라

 

-그렇지?
-그래

 

엄마!

 

마일스 아저씨는
아기 곰 두 마리를 보고

 

그중 한 마리 잡았는데
곰을 넣어 갈 데가 없었지

 

조지아에서 온 마일스 아저씨는
긴 속바지를 입고 있었어

 

그래서 속바지를 벗어서
자루를 만들었대

 

아기 곰을 자루에 넣고
바지를 입으려고 하는데

 

어미 곰이 으르렁 거리면서
숲에서 달려 나오더래

 

-조디, 파이프 가져 오너라
-아빠는...

 

-왜 웃어요
-아무것도 아냐

 

-괜찮아요?
-아주 단정해

 

고맙다

 

아저씨는 아기 곰을 내려 놨어
어미는 바지며 전부 움켜쥐었고

 

아저씨는 포도넝쿨에 걸려
가시 덤불 속에 떨어 졌어

 

멍청한 몰 아줌마는 아저씨가
왜 그렇게 추운 날

 

바지도 없이 엉덩이가 긁혀서
왔는지를 알 수 없었대

 

아저씨는 놀 이렇게 말했어
'이상할 건 하나도 없어'

 

' 그 바지로 새끼들을
덮어주라고 줬어'

 

이렇게 재미있는 얘길
왜 이제서야 해주세요

 

난 개는 별로 안 좋아 하지만
갖고 싶은 개가 있었단다

 

털이 아주 예뻤지

 

개주인에게 새끼를 낳으면
한 마리 달라고 했어

 

'아가씨는 사냥 안하잖아요?'
주인이 나한테 이러는 거야

 

그러면서 하운드는 사냥을
안하면 죽는다고 하기에

 

'하운드는 나도 싫어요
달걀을 먹으니까요' 그랬지

 

그거 아주 재미있는 얘기군
더 재미있는 얘기도 있어?

 

그럼요

 

피해가 클 것 갈아요?

 

썩었어
거의 다 썩었어요

 

-수확한 게 모두 다
-열을 골고루 받도록 돌려줘라

 

모두 흙 천지야

 

엿새 동안이나 비가 왔어요
다 그만 두고 죽자고요

 

-욥은 더한 고통도 겪었어
-좋게 생각하세요

 

뭘 먹고 있어, 이 나쁜 녀석

 

엄마, 때리지 말아요

 

이 놈 때문에 밤낮
편할 날이 없어

 

이젠 더 이상
집에 들여 놓지 마

 

배고파서 그래요
많이 먹지도 않았어요

 

-헛간에다 가둬 길러
-둘 다 그만 해

 

비 때문에 고통받는 것도
모자라 싸움까지 해야겠어?

 

죽어야만 평화가 오겠어?

 

-어떻게 된 거죠?
-글쎄...

 

비가 그쳤어요

 

여보, 때론 너무
큰 타격을 받아서

 

다신 일어 설 수 없을 것
같은 때가 있어

 

다시 시작하고 싶은 의욕마저
사라질 때가 있지

 

하지만 일어서야 돼
이게 우리가 가진 전부야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합시다

 

태양이 떠 오르는군

 

날씨 좀 봐, 내가 죽었다면
저 위에서 보고 있겠지

 

옥수수, 귀리, 동부, 담배
감자 심기에 꼭 맞는 날씨잖아

 

엄마, 우리도 심겠다고 하겠어요

 

온 세상에다
씨 뿌리는 줄 알겠다

 

나도 그러고 싶어, 이걸 다
심으려면 서둘러야 돼

 

이 담배가 다 자라면 더 이상
물 길러 가지 않아도 돼

 

문 앞에 우물을 만들 테니까
오늘은 일을 참 많이 했어

 

자, 이제 다 했다
이리 와, 문간에 가서 앉아

 

아빠

 

조디가 벌써 왔나?

 

가만 있어요
솔기 튿어 지겠어요

 

움직이지 말아요
일 망치고 싶어요?

 

-시키신 일은 다 했어요
-그래, 알았다

 

-담뱃잎에 물도 줬어요
-잘 했구나

 

-또 시키실 일 있어요?
-없는 것 갈다

 

그 옷 정말 예쁘네요

 

장작으로 맞기 전에
어서 나가

 

프래그도 데려와서
보여줘도 돼요?

 

-너 자꾸 이러면...
-가만 있어요

 

조디 오기 전에
끝낸다고 했잖아

 

조디도 옷 만드는 법을
배워야 돼요

 

나 한테 입히는 건 안 돼
게다가 땀이 나잖아

 

금방 끝나요
돌아 봐요

 

이러면 결혼식 때까지
옷을 다 지을 수 없어요

 

-누가 결혼하는 데요
-올리버 아저씨

 

-아저씨가요?
-섭섭한 일이 있단다

 

아저씨가 보스톤으로 가신대

 

아저씨를 다신
못 본다는 말씀이에요?

 

그렇단다

 

내일은 아저씨
결혼식에 갈 거야

 

결혼식이 끝나면
보스톤으로 살러 가신대

 

그럼 우리뿐이야

 

나 없는 동안 잘 있어야 한다
얌전하게 있어야 돼

 

줄곧 생각해 왔는데
네 몸집이 점점 커지고 있어

 

난 여자 따윈 관심 없어
결혼은 하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네가 더 자라면
암사슴을 찾겠지

 

언젠가 글렌 근처에 집을
지으면 암사슴을 구해줄게

 

다같이 글렌에서 사는 거야

 

맘에 들어?
나랑 같이 살자

 

내가 잘 돌봐 줄게

 

잘 자

 

사람들이 북적이는 걸
보니 기분이 좋네요

 

건물도 많아졌어요
저 집은 없었잖아요

 

-지은지 1년도 넘었어
-집에만 있어서 그래요

 

-그건 사실이야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난 기억 못할 거예요
-안녕하세요, 백스터 부인!

 

-안녕하세요
-세상에!

 

-모두 안녕히 계세요
-보고 싶을 걸세

 

-보스톤으로 오너라
-꼭 갈게요

 

싸울 때 내편 들어줘 고마웠다
아주 멀리 가는 것도 아냐

 

율라일리, 착한 숙녀 돼야지
조디를 잘 부탁한다

 

-백스터 부인
-안녕히 가세요

 

잘 있어
작별 키스 해도 될까?

 

글쎄, 그래도 큰 탈은 없겠죠

 

-가지
-배 놓치겠어

 

여보, 빨리 갑시다
배 놓치겠어

 

-잘 가게
-잘 가게

 

-안녕
-잘 가요

 

-아줌마, 아저씨, 안녕
-안녕히 가세요

 

-안녕
-안녕

 

사람과 헤어지는 건 싫어요
파더윙 처럼 죽는 것 같거든요

 

그게 인생이란다
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프래그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프래그, 그만
그러다 우유 쏟겠어

 

내가 보고 싶었나 봐요
개처럼 졸졸 쫓아 다녀요

 

너 자꾸 그러면...

 

무슨 일이에요?

 

담배씨를 사려고 오랫동안
저축한 거 알고 있지?

 

프래그 짓이 아니에요

 

프래그 짓이야

 

-담배 농사의 반을 망쳤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엄마,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엄마!

 

엄마, 엄마!

 

우물을 갖게 될 줄 알았다가
실망하신 거야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나쁜 맘이 있어서 그랬겠니?

 

그저 왔다갔다 하며
뛰어 넘고 했겠지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이제 한 살이 됐구나

 

-몸집이 많이 컸어
-네

 

너도 한 살배기처럼
행동하고 있어

 

그게 슬프다

 

어떻게 할 거야?
넌 이제 한 살이야

 

이제 착하게 굴어야지

 

내가 할게요
할 수 있어요

 

같이 만들자

 

밟지 않은 게 많이 남았는데
이만하면 우물을 팔 수 있을까요?

 

그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이 있어

 

항아리 놓여 있는
뒷마당을 갈면 어떻겠니?

 

거기 있는 나무 밑동을 빼내고
거기다 목화씨를 심는 거야

 

아빠!

 

그걸 수확해서 엄마한테
우물을 만들어 드리자

 

그럼요
우린 할 수 있어요

 

시저, 앞으로 가
어서 앞으로 가!

 

시저, 가란 말이야!
가라니까!

 

어서 가!

 

이게 마지막이에요
우물은 어느 자리에 팔 거예요?

 

먼저 목화밭을 잘 가꿔야 돼

 

시저, 앞으로 가!
어서 가라!

 

-왜 그래요, 아빠?
-괜찮아

 

곧 괜찮아 질 거야

 

-삐끗한 것 뿐이야
-엄마를 불러올게요

 

안 돼

 

난 괜찮아

 

말을 풀어라
들여 놔야겠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으면
끝낼 때를 알아야죠

 

-어쩌다 탈장까지 돼요
-여보, 그만 해

 

-좀 괜찮아요
-이렇게 누워있으니까 좋구나

 

-통증도 전혀 없어
-한참 쉬셔야 돼요

 

그래

 

며칠 동안 안 나가 봐도
네가 책임지고 할 수 있겠니?

 

-할 수 있어요
-어떻게 하는지 알지?

 

동부는 괭이질을 해주고 옥수수는
벌레끼지 않게 잘 보고...

 

나만큼 잘 아는 구나
프래그는 밭에 못 가게 해라

 

-못 가게 할게요
-좋아

 

-녀석을 꼭 막아야 한다
-네, 모든 걸 책임지겠습니다

 

이제 자거라
내일은 할 일이 많아

 

아빠도 안녕히 주무세요
기운 차리셔야죠

 

알았다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라

 

잠드셨니?

 

아빠도 잠드셨으니까
엄마도 주무세요

 

왜 그래?

 

안녕히 주무시라구요

 

이런 건방진 녀석
네 방으로 들어가

 

-네, 엄마
-갑자기 뭐라도 된 것 같구나

 

-네,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라

 

보세요, 아빠 저녁 거리에요
단 두 발에 잡았어요

 

-잘했구나
-제가 잘 해나가고 있죠?

 

모든 게 다 잘 되고 있어요
옥수수도 내가 본 중에 최고예요

 

왜 그러세요

 

옥수수 밭에 마지막으로
간 게 언제니?

 

어제요
3센티나 자랐던 걸요

 

엄마가 그러는데...

 

누가 먹어 치웠대

 

옥수수를 먹어요?

 

옥수수가 거의 다
없어졌다는 구나

 

그건 말도 안 돼
어젠 아무 일 없었어요

 

밤에 누가 와서 먹었을 거야

 

-프래그는 안 먹었어요
-프래그야

 

아뇨, 그동안 얼마나
착했는데요

옥수수를 먹은 건
프래그가 아니에요

 

직접 가서 봐!

 

이제 끝이에요
사슴을 보내야 돼요

 

-프래그 짓이야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다신 안 그럴 거예요
제가 혼내줄게요

 

막대기로 때려 줄게요
한 번도 때린 적은 없지만...

 

-때려봐야 소용 없다는 걸 몰라?
-그럼 우리에 가둘게요

 

야생 동물은 어디에도
가둘 수가 없어

 

입에 굴레를 씌우고
발을 묶어서 발버둥치게...

 

잠깐만, 내 말들어

 

-네,아빠, 듣고 있어요
-끔찍한 피해라는 건 알고 있지?

 

-네, 아빠
-엄마, 아빠가 합의한 게 있어

 

밭을 다시 일구기로 했다
너도 더 열심히 일할 줄로 믿어

 

아빠, 뭐든지 할게요
아빠가 하라는 건

 

-뭐든지 할 거예요
-그래야지

 

먼저 곳간에 가서 남은
옥수수를 가져다가

 

전에 했던 것처럼 심어라
그리고 울타리를 높게 올려

 

네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높게 올려야 돼

 

단 옥수수 보이기 전까지
울타리를 다 올려야 한다

 

그래야 안전해

 

-알아 듣겠니?
-저한테 맡기세요

 

울타리를 다 세울 때까지
널 외양간에 가둘 거야

 

조디!

 

열심히 일하는 걸 보니
자랑스럽구나

 

하지만 프래그가 네 목숨을
바칠 만한 가치는 없어

 

난 죽지 않아요
절대 안 죽어요

 

너와 같이 일하려면
1년은 더 누워 있어야 돼

 

괜찮아요
전 할 수 있어요

 

해냈어요, 엄마
우리가 해냈어요

 

엄마!

 

-처음부터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네가 이렇게 열심히
일할 줄은 몰랐어

 

옥수수를 수확하게 될 거야

 

울타리도 생겼어요
훌륭하지 않아요?

 

아빠한테 완성했다고 말씀드리자
자랑스러워 하실 거야

 

조디, 이리 와
가까이

 

우리가 살아가려면 농작물이
꼭 필요한 거 알지?

 

-네
-계속해서 농사를 망칠 순 없어

 

 

농작물을 망치는 야생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

 

-네
-미안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도 할 만큼은 했어

 

프래그를 숲으로 데려가서
총으로 쏴

 

아빠!

 

아빠!

 

도망쳐야 돼
가서 다신 돌아오지 마

 

넌 어른이야
나가서 암사슴을 찾아

 

내 계획처럼 언제까지
같이 살 순 없어

 

넌 우리한테 해를 끼쳐

 

넌 혼자 살 수 있어, 그렇지?

 

잘 살 거야
넌 똑똑하니까

 

널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
어릴 때처럼 귀엽지도 않아

 

됐어, 이제 가
이 근처에서 서성대지 말구

 

내 말 들려?
이젠 널 구해 줄 수 없어

 

계속 여기 있다간 죽을 줄 알아
저 총으로 쏘기 전에 도망쳐

 

다신 돌아 오지 마
절대로!

 

왜 내 말을 듣지 않았니?

 

죽일 수가 없었어요

 

엄마한테 오시라고 하고
넌 방에 가 문 닫고 있어

 

 

아빠가 들어오시래요

 

고통을 주고 싶진 않았지만
똑바로 맞출 수가 없었어

 

-프래그!
-조디!

 

네가 끝내야 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줘

 

일부러 그랬죠
언제나 미워 했잖아요

 

아빤 날 배신했어
엄마한테 시켰죠

 

미워요
죽었으면 좋겠어

 

다신 안 봤으면 좋겠어

 

나야
나 조디야

 

조디!

 

조디!

 

프래그... 프래그

 

아빠, 아빠가 날 배신했어
엄마, 배고파요

 

앞에 뭐가 있어
저게 뭐지?

 

후진해서 선미에 대

 

-강에서 뭘하고 있었지?
-비쩍 말랐어

 

-먹을 걸 갖다 주라고
-요리사가 없어

 

내가 죽을 끓여오겠네

 

-아빠, 아빠!
-안심해라

 

-열이 있어
-깨어났구나

 

얘야, 무슨 일이니?
어쩌다 떠내려오게 된 거야?

 

배고프지?

 

배고파?

 

얘야

 

천천히 먹어

 

당신이야?

 

저예요, 조디에요

 

조디!

 

가까이 와

 

널 포기할 뻔 했어
괜찮니?

 

아무 탈 없이
살아서 돌아 왔구나

 

감사합니다

 

-오기 싫었어요
-당연히 돌아와야지

 

본심이 아니었어요
미워한다고 한 말...

 

아닌 거 알아
다 철없이 한 말인걸

 

-엄마는요?
-윌슨 박사님께 가셨다

 

엄마는 아무 일도 안하고
3일 동안 너만 찾아 다녔어

 

네가 온 걸 보면
기뻐하실 거야

 

-조디, 그동안 어디 있었니?
-강 위예요

 

-보스톤으로 가려고 했어요
-그랬구나

 

배고팠니?

 

3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굶주림을 그런식으로
배웠다니 안됐구나

 

굶는 건 술루풋보다
더 심술궂은 거야

 

무서웠어요

 

앉아

 

널 배신한 줄 알고 도망친 거니?

 

누구나 알아야 할 게 있어
넌 아마 알았을지도 모르겠구나

 

나뿐 아니고 네 사슴뿐 아니라
모두 죽을 수밖에 없어

 

-삶은 널 배반한단다
-네, 그런 것 같아요

 

세상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을 거야

 

사람들은 인생살이가 멋지고
쉬운 일이길 바라지

 

멋지긴 해 굉장히 멋져

 

하지만 쉽진 않아

 

네 인생은 쉽길 바랬어
내 인생보다는

 

자식이 세상과 맞서는 걸 볼 때

 

자식의 마음이 찢어질 때
아비가슴은 미어진단다

 

할 수 있는 한
널 아끼고 싶었어

 

프래그와 뛰어 놀도록
해주고 싶었지

 

외로움이 네겐 편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인간은 모두 외롭단다

 

그러면 어떡할까?
지쳐쓰러지면 어떻게야 하지?

 

자기의 몫으로 받아 들이고
살아가는 거야

 

제 자신이 부끄러워요

 

네가 선택한만큼 성장한단다
선원이 되겠다고 조를지도 몰라

 

하지만 여기 살면서
농사군이 됐으면 한다

 

네 우물을 갖는 날
난 자랑스러울 거야

 

빨래하러 언덕에 있는
샘까지 갈 필요 없지

 

어때?

 

-그럴게요
-악수하자

 

음식과 마실 것이 있는 집이야
이제 방에 가서 자거라

 

-난 엄마를 기다리마
-네

 

-잘 자라
-안녕히 주무세요

 

-아침 일찍 옥수수를 심을게요
-그래라

 

다 잘 될 거예요
우린 해낼 거예요

 

그래

 

봄이오면 슬루풋을
사냥하러 가요

 

그래야지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라, 내 아들

 

-돌아왔군요
-딴 사람이 돼서 돌아왔어

 

벌을 받은 거야
더 이상 한살배기가 아냐

 

여보,자식을 모두
잃는 줄 알았어요

 

여보
여보, 돌아 왔잖아

 

들어가서 봐야겠어요

 

그래

 

-엄마
-그래

 

-무사히 돌아 왔구나
-네, 엄마

 

감사한 일이야

 

이제 자야지

 

-잘 자라
-안녕히 주무세요